*수유리에 가면 *
수유리에 가면
내 옛 친구 계숙이 생각이 나지
비 오는 날
수유리를 지날 때면
버스 차창으로 자꾸만 밖을 내다보게 되지
백운주택 500 몇호 던가?
거기 어디쯤 살 거야 아마도...
누구나 얼핏 보면
조금 거만한 애 같다지만
조금 도도한 애 같다지만
그건 나보다 그 친구를
잘 모르는 사람들의 말일 뿐이야
나는 알고 있네
얼마나 명랑하고 착한 애 인줄 나는 알지
수유리에 가면
나는 한 마리 희망의 파랑새가 되어
그 친구에게 조용히 날아가서
4.19 탑 근처에서
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아주 긴 이야기를
오랫동안 해주고 싶네
누가 뭐랄 라나? 그래도 괜찮을 거야
우린 동창생이라고 하면 되지, 뭘
그래도
사람들은 좀 싫어할 거야
우리가 남녀기 때문에...
그럼 까짓것 만나진 말아야지
거기 사는 것만 알면 되지
그렇게 세월은 흘러갈거고
사람들은 서로
잊어버려 지게 되고 할테니까
그래도 나는 미련스레
수유리에 가면
내 옛 친구 계숙이 생각이 나지
비 오는 날 수유리를 지날 때면
버스 차창으로자꾸만 밖을 내다보게 되지
( 1976년~)-靑鳥 서병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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