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명동백작' 中
박인환 작시 이진섭 작곡(1956) 세월이 가면
요절한 시인 박인환(1926~56)의 마지막 작품인 ‘세월이 가면’이라는 이 시는 반세기가 넘도록
널리 사랑받고 있거니와 노래로 만들어진 그 과정이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박인환이 죽기 바로 며칠 전인 이른 봄 박인환과 소설가 송지영, 시나리오 작가 이진섭, 가수 나애심 등 넷이서
명동 ‘동방 살롱’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냥 헤어지기 서운하다며 길 건너 대폿집으로 자리를 옮긴다.
카운터에 나란히 걸터앉아 술잔을 기울이다 세 남성이 그 무렵 인기가 치솟던 나애심에게 노래를 불러 달라고
조른다. 나애심이 이리저리 꽁무니를 빼자 박인환이 종이를 달라고 하여 즉석에서 ‘세월이 가면’을 완성한다.
이진섭이 시를 보고 다른 종이에 악보를 만든다.
나애심이 악보를 보고 노래를 부른다.
다음에는 넷이서 합창을 한다.
이때 ‘명동 백작’ 이봉구와 테너 임만섭이 술집에 들어선다.
임만섭이 악보를 받아 들고 노래를 부른다.
뚜아에무아 - 세월이 가면 (1971)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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