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 熱情

사모곡 (死後悔)

서병길 2013. 3. 3. 14:10

 

    * 사모곡 (死後悔 )*
      -靑鳥 서병길 화사한 봄꽃 피고 색동나비 나르는 언덕에서 오랜 인고의 세월을 순수함 만으로 살아 온것같은 村老 그 자체의 모습으로 다정다감하게 나를 보시던 그분 황톳물 넘치는 섶다리 건너던 이 인생을 언제나 불안한 어린애로 여기며 가슴 태워 손짖해 걱정 하시던 엄마라고 부르던 어머니를 이제는 조금 잊어야 한다 세월이 또 세월이 흘러도 간혹 내꿈에 나타나 나에게 세상사 헤쳐 나갈 길을 가르쳐 주시는 내 진실한 은사 같은 어머니를 이제는 조금 잊어야 한다 초승달 비치는 정자 나무 아래 소복 차림으로 서 있을 지언정 후드득 비오는 새벽녁 창가에 어른거리는 바람나무 그림자 일지라도 눈비 오는 어두은 마당에 얼핏 얼핏 비치는 밤안개 처럼 설령 가위눌림 잠자리 같이 불현듯 나타나도 그 어떤 모습일지라도 너무나 그리워 가슴 태우며 포근하게 얼싸안고 다시 또 보고프고 언제라도 그 두손을 잡고 결코 결코 놓고 싶지 않은 그 분 기여히 늦은 밤 내 꿈에 나타나 이 덧 없이 늙어 가는 벼갯머리를 흠뻑 적셔 놓게 하는 그 오랜 먼 전날에 엄마라고 부르던 어머니를 이제 나는 조금은 잊고 살아야 한다 * 靑鳥 서병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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