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모곡 (死後悔 )* -靑鳥 서병길
화사한 봄꽃 피고
색동나비 나르는 언덕에서
오랜 인고의 세월을
순수함 만으로 살아 온것같은
村老 그 자체의 모습으로
다정다감하게 나를 보시던 그분
황톳물 넘치는 섶다리 건너던
이 인생을
언제나 불안한 어린애로 여기며
가슴 태워 손짖해 걱정 하시던
엄마라고 부르던 어머니를
이제는 조금 잊어야 한다
세월이 또 세월이 흘러도
간혹 내꿈에 나타나
나에게
세상사 헤쳐 나갈 길을 가르쳐 주시는
내 진실한 은사 같은 어머니를
이제는 조금 잊어야 한다
초승달 비치는 정자 나무 아래
소복 차림으로 서 있을 지언정
후드득 비오는 새벽녁 창가에 어른거리는
바람나무 그림자 일지라도
눈비 오는 어두은 마당에
얼핏 얼핏 비치는 밤안개 처럼
설령 가위눌림 잠자리 같이
불현듯 나타나도
그 어떤 모습일지라도
너무나 그리워 가슴 태우며
포근하게 얼싸안고 다시 또 보고프고
언제라도 그 두손을 잡고
결코 결코 놓고 싶지 않은 그 분
기여히 늦은 밤 내 꿈에 나타나
이 덧 없이 늙어 가는 벼갯머리를
흠뻑 적셔 놓게 하는
그 오랜 먼 전날에
엄마라고 부르던 어머니를
이제 나는 조금은 잊고 살아야 한다
* 靑鳥 서병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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