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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 *
서병길
2012. 10. 13. 13:16
* 세 월 *
그저 그렇게 아무런 내 의지 없이 지천명의 외길 거리에 나홀로 서 있게 되었다 파란 하늘 코스모스 나풀거리는 바람 부는 행길 가에 우두커니 서서 굶주림에 포효하는 게걸스런 하이에나와 마치 순결의 영혼만으로 살아온 것 같은 맑은 눈을 가진 孤高한 한 마리 사슴처럼 이 세상을 어찌 부딪혀 살아왔는지를 뒤돌아보곤 나는 오늘 하루만 이 가을속에서 속 맺힌 이 답답함을 오래 오래 홀로 울음으로 달래고 싶다 인생은 그렇게도 바람 부는 길거리에 서성이는 나에 가슴속에서 때로 빛나고 때론 벅찬 무게로 나를 짓누르며 나에게 영혼 깊숙한 노래를 한가닥 휘파람으로나마 자꾸만 부르게 한다 한때는 누군가를 사랑하여 내 작은 영원의 길을 함께 가고 싶었던 꿈도 하나에 별이 되어 모든 이들에게 향기를 주고 싶었던 찬란한 理想鄕도 겨우 아침 햇살에 반짝거리는 한 방울에 이슬인양 그저 문학이라는 미명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용기라는 무거운 단어와 희망이라는 슬픈 말들은 이미 어두워지기 시작한 이 낯선 곳에 버림받아진 지천명에게 그 곱고 단정한 의미를 잃은 건 아닐까 다만 아무런 의미 없이 나는 그 코스모스 행길 가 거기 우두커니 혼자 서서 아직도 조금은 파란 하늘을 멍한 눈으로 쳐다볼 뿐.... - 靑鳥 서병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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