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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기차를 기다리며/김성덕詩

서병길 2012. 6. 26. 18:04

                                     

기차를 기다리며

 

                          - 김성덕詩

 

지난 날

미처 날아오르지 못한 꿈들이

물수제비 뜨며 저무는 강변으로 날아가고

가녀린 혈관을 두근거리게 하던

치자꽃 순결은 바래졌지만

우리는 아직도 산비탈 휘돌아 오는

젊은 날의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살아온 날의 추억은 소중하고

살아가야 할 날들은 소망으로 값진 것

기억의 저 편에서 푸른 깃발 펄럭이며

달려오는 기적소리 들리는가 그대여!

 

때론

마지막 기차를 떠나보내고

마음의 동구밖에서 서성일지라도

영혼의 갈피 속 등불 하나 켜들고

어둠에 물들어가는 노을 곁으로

우리 사랑도 함께 떠나야 하는 것을

 

 

* 김성덕 시집 : 「꽃 등 」에서.

 

         <To Treno Fevgi Stis Okto (기차는 8시에 떠나네) Haris Alexiou>

 

                                 (파랑새 서병길 각색)

출처 : 전원주택과 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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