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 熱情

* 사랑 *

서병길 2013. 8. 19. 12:34

 

 
    * 사 랑  *
    너에 분신인양
    창밖에 눈이 내린다
    어둠이 내리고 우울한 그 하늘에 
    너에 순결인듯 꽃송이 인듯...
    내 동공을 부시게 한다
    부딪히며 내리는 
    그 천태 만상 하나 하나에
    너의 운명이 있고 나의 운명이 있듯이
    다 낡아빠진 포켓 수첩 한 부분에
    지워질듯
    뿌옇게 바랜 필체로 적혀 있는 
    너에 주소를 보며
    나는
    아주 긴 사연에 편지를
    지금도 너에게 쓰고 싶다
    사르륵 사르륵 내리는 그 정갈함속에
    너에 모습이 거기에 있고
    그 송이 송이 마다
    너에 숨결이 숨쉬는 듯한
    가녀린 가슴 답답함으로
    나는 아주 긴 한숨을 또 몰아쉰다
    뽀얀 입김을 유리창에 불어
    손가락으로 너에 이름을
    한문으로 썼다  영어로 썼다하며
    나는 이 밤을 그저 그렇게 지샌다
             - 글' 일병 서병길-  전우신문 
          (1974년 겨울밤 보병15사단39연대 대성산 GP 초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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