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時·좋은글

승무(僧舞)/조지훈

서병길 2012. 7. 10.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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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무(僧舞) - 조지훈 / 낭송 - 유현서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아서 서러워라 빈 대에 황촉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을 넓고 돌아설듯 날아가며 사뿐이 접어 올린 외씨 버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두오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에 시달려도 번뇌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 속 거룩한 합장인 양하고 이 밤사 귀또리도 지내우는 삼경인데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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