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時·좋은글

[스크랩] 프랑스편 - 구르몽

서병길 2015. 4. 20. 16:23

낙엽

           - 구르몽


시몬.. 나뭇잎이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은 너무나도 부드러운 빛깔,
너무나도 나지막한 목소리..

낙엽은 너무나도 연약한 땅 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황혼 무렵 낙엽의 모습은 너무나도 서글프다.
바람이 불면 낙엽은 속삭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낙엽은 날개 소리, 여자의 옷자락 소리.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오라.. 우리도언젠가 낙엽이 되리라.
오라.. 벌써 밤이 되고 바람은 우리를 휩쓴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시몬, 나무 잎이 저버린 숲으로 가자.
이끼며 돌이며 오솔길을 덮은 낙엽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낙엽 빛깔은 상냥하고, 모습은 쓸쓸해
덧없이 낙엽은 버려져 땅 위에 딩군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저녁 나절 낙엽의 모습은 쓸쓸해
바람에 불릴 때, 낙엽은 속삭이듯 소리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서로 몸을 프置玖?우리도 언젠가는 가련한 낙엽
서로 몸을 의지하리 이미 밤은 깊고 바람이 몸에 차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 구르몽


시몬, 눈은 그대 목처럼 희다.
시몬, 눈은 그대 무릎처럼 희다.

시몬, 그대 손은 눈처럼 차갑다.
시몬, 그대 마음은 눈처럼 차갑다.

눈은 불꽃의 입맞춤으로 받아 녹는다.
그대 마음은 이별의 입맞춤에 녹는다.

눈은 소나무 가지 위에 쌓여서 슬프다.
그대 이마는 밤색 머리칼 아래 슬프다.

시몬, 그대 동생인 눈은 안뜰에서 잠잔다.
시몬, 그대는 나의 눈, 또한 내 사랑이다.



Neige

                         - Remy de Gourmont 

 
Simone, la neige est blanche comme ton cou.

Simone, la neige est blanche comme tes genoux.

Simone, ta main est froide comme la neige,

Simone, ton coeur est froid comme la neige,

 
La neige ne fond qu'a un baiser de feu,

Ton coeur ne fond qu'a un baiser d'adieu.

 
La neige est triste soeur les branches de pin,

Ton front est triste sous tes cheveux chatains.

 
Simone, ta soeur la neige dort dans la cour,

Simone, tu es ma neige et mon amour.



구르몽  Gourmont, Remy de


프랑스의 시인, 소설가, 평론가. 1884년에 파리
국립 도서관의 사서가 되었으나, 발표한 글이

문제가 되어 면직당하고, 1889년 상징파 잡지
'메르퀴르 드 프랑스'를 창간하여 비평과 미학에
커다란 공적을 남겼다.

26세 때 낭창에 걸려 얼굴이 추해지자 서재에 묻혀서 살았다.
자유로운 입장에서 시, 소설, 평론을 썼으며,

대표적인 상징시 '낙엽'은 전세계에서 널리 읽히고 있다.
저서로는 '프랑스어의 미학' '문학 산책''철학 산책' 등이 있다. 

 

출처 : 마음 고인 샘
글쓴이 : 思岡 안숙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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