枾葉山房八詠
萬象이 시들 적에 네 어이 생생한가
서리 친 아침이면 내란 듯 버젓하다
高節을 傲霜에 비겨 귀히 알아 주니라 菊圃
대숲이 어데 없고 뉘 아니 질겨하랴
길 넘게 어른대며 百竿도 세고 남네
제 고장 아닌데 보니 떠나 논 듯 하여라 竹林
紅白을 가릴 것가 뜰에나 방안에나
몇 송이 피었어도 香氣에 묻히느니
四君子 꼽을 양이면 으레 먼저 치느니 梅岡
잎 솟아 몇 해 가고 꽃피면 달을 넘어
香氣는 멀리 들려 내 같고 먼저 아네
사람을 稱頌하려도 이를 어이 잊으랴 蘭臺
잎 좋고 열매 좋며 나무도 좋다하네
예부턴 이른 것을 그대로 좋게 여겨
이 숲에 집을 얽고서 枾葉山房 새기니 柿園
한 잎이 다 자라면 또 한 잎 빼이느니
한 여름 다하도록 새 잎을 이어 보네
老焦에 黃華 곁들여 집 이름을 써본다. 蕉庭
바위 곁 두 나무에 열리기 주렁주렁
가을이 다가오면 둥근 볼 붉어지네
손아들 두 손 벌리고 재롱떨며 조른다. 棗巖
사철에 어느 때나 변할 줄 아는 것가
둥글게 벋은 가지 정자라 하리로다
아마도 四時佳興은 이를 두고 알리라 松亭
- 一中 金忠顯 선생이 1978년 枾葉山房을 짓고 지은 시조
■ 감나무의 五常(文武忠節孝)
1. 감나무 단풍잎은 먹이 잘 먹어 운치가 있어 枾葉紙라 했으니 文
2. 감나무가 화살촉의 재료가 되니 武
3. 열매의 겉과 속이 한결같이 붉으므로 충
4. 서리가 내리는 초겨울까지 열매가 달려 있으므로 節
5. 노인이 치아가 없어도 홍시를 먹을 수 있으므로 孝
■ 감나무의 五節
1. 몇 백년을 살아가는 생명력이 있기에 壽
2. 감나무에는 새가 깃들지 않는다고 하여 無鳥巢
3. 벌레가 꼬이지 않는 다고 하여 無蟲
4. 나무 질이 단단하다고 하여 木堅
5. 열매가 달고 예쁘다고 하여 嘉實
■ 감나무의 七絶
1. 수명이 길다
2. 잎이 매우 풍성하여 그늘이 짙다
3. 새가 감히 둥지를 틀지 않는다
4. 좀이나 벌레 따위가 깃들지 않는다
5. 잎사귀에 단풍이 들면 그 어떤 잎보다 아름답다
6. 색깔이 곱고 탐스러운 열매가 달린다
7. 잎이 크기 때문에 글씨를 너끈히 쓸 수 있다.
- 중국, 周, 이아(爾雅) 중에서
枾葉臨書
- 芝山房 柳薰
味如飴蜜還如乳 그 맛이 꿀이나 엿, 젖과 같아서
解止兒啼作笑媒 우는 아이도 울을 그치게 하고 웃길 수도 있다네
枾子未熟嚼不咽 씹어서 넘길 때의 떫은 땡감 맛
凝思腐毫不成篇 생각만 쥐어 짤 뿐 쓰여지지 않는 몽당 붓
霜林秋實一何奇 단풍숲 가을 열매 어찌도 이리 기가 막힐까
對此無心把酒卮 술잔 들 생각조차 절로 사라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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