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청량리)에서 강원도까지 접근성이 크게 향상됐다. 철도공단은 지난 9월 25일 중앙선 덕소에서 서원주를 잇는 복선전철의 개통식을 열었다. 덕소~서원주 구간의 복선전철화가 완료되면서 청량리에서 원주를 잇는 중앙선 구간이 모두 복선전철로 다시 태어났다. 이는 최근 평창 올림픽 등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강원도에 대한 접근성이 향상되는 결과를 낳았다. 서울까지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지역 간 고른 발전까지 기대할 수 있는 효과를 가져왔다. 철도이용객도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에는 강원도까지 철도로 이동해야 하는 시간이 길어 차량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이번 복선전철 개통으로 운행시간이 단축되면서 철도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저탄소 녹색성장에 앞장서는 철도의 역할을 되새길 기회가 됐다는 데 의미가 크다. 본지는 중앙선 복선전철의 의미와 그간의 과정 등에 대해 소개하고, 철도공단과 시공업체의 그동안의 노력을 들어보고자 한다.
▲중앙선 복선전철사업은
중앙선은 청량리역에서 출발, 우리나라를 남북으로 꿰뚫으면서 경주역까지 이르는 382.5km의 철도다. 이 사업은 1993년 설계를 시작해 19년이 흘러 완공됐다. 1997년 청량리~덕소 구간에서 첫 삽을 뜨면서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했다. 2001년에는 덕소~서원주 구간의 복선전철화가 시작됐다. 이 사업은 총사업비 2조6820억원이 투입됐으며 덕소에서 서원주까지는 1조9585억원이 들었다. 이를 통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수도권의 교통수요에 대처한다는 게 철도공단의 계획이었다. 2009년 12월에는 덕소~용문 구간 41.2km가 먼저 복선전철로 개통됐다. 지난 9월 25일 나머지 구간인 용문~서원주 구간의 복선전철화가 완료되면서 중앙선 중 청량리에서 서원주를 잇는 96.7km 단선구간이 86.4km의 복선전철로 다시 태어났다. 이동거리도 10.3km 가량 줄었고, 운행시간도 기존 95분에서 60분(새마을호 기준)으로 약 35분 단축됐다. 중앙선 전체 구간의 이동거리 단축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서울에서 제천까지 철로를 공유하는 원주~강릉선(2017년 개통 예정)과 원주~제천 간 복선전철(2018년 개통 예정)의 운행시간 감소효과까지 동시에 누릴 수 있다. 원주~강릉 철도사업과 연계,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루에 운행가능한 열차횟수도 기존 51회에서 136회로 총 85회가 늘었다. 이를 통해 원주를 비롯한 강원 서남부지역에서 수도권 지역 여객과 물류사업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철도공단 측은 “10여년간 지속된 철도건설로 인근 주민들의 불편이 컸다”며 “중앙선 복선전철 개통으로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교통편의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지역개발 촉진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전쟁 위한 철도가 경제발전을 위한 철도로
중앙선은 원래 일본의 대륙진출을 위한 자원수송의 목적으로 지어졌다. 1939년 청량리~양평 구간이 개통되면서 1942년에 단양까지 중앙선의 최초구간이 완공됐다. 1939년에는 기존 조선철도가 보유하던 영천~경주 구간의 철도를 인수해 지금의 중앙선이 만들어졌다. 정부가 1962년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세우면서부터 중앙선은 충북선과 태백선, 영동선 등과 연결돼 우리나라 경제개발을 위한 지하자원 수송 등 핵심역할을 했다. 당시 전국의 산업물자 수요량이 지속적으로 증가, 무연탄·시멘트 등 수송물량의 90% 이상을 철도가 담당하면서 중앙선도 산업선으로 중요성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전쟁을 위해 지어진 철도가 경제발전을 위한 기반으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전기철도라는 것도 의미가 있다. 중앙선의 전철화는 1969년부터 시작됐다. 1988년 구단양~영주간 35km가 전철화되면서 중앙선은 국내 최초의 전기철도로 다시 태어났다.
▲공기 단축·주민 만족 위한 노력
중앙선의 복선전철화 사업은 1997년 청량리에서 공사를 시작하면서 시공기간을 지키기 위한 노력도 동시에 시작했다. 공사를 진행하며 끊임없이 접수되는 주민들의 민원과 여름마다 찾아오는 폭우 등은 공기를 지키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기존에 운행하던 열차를 피해야 하기 때문에 야간작업을 해야 하는 것도 빠른 진행을 어렵게 했다. 공사를 진행한다고 해서 계획된 열차운행을 취소할 수 없기 때문에 수많은 인력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공사를 진행했다. 안전도 중요한 문제다. 야간작업은 사고 위험도 높다. 또 사고 발생 시 주간 운행에까지 차질이 생긴다, 특히 양평에서 원덕 구간은 기존선로와 신설선로가 근접하거나 교차하는 구간이 4곳이나 있었다. 때문에 이번 공사의 최대 난코스로 손꼽혔다. 운행선 변경이 4곳에서 이뤄져야 했다. 때문에 매몰비용도 과도하게 발생하고 시공기간이 길어진다는 문제가 있었다. 철도공단은 2009년으로 계획된 국수~용문 구간의 개통을 계획대로 실시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운행선 변경횟수를 최소한으로 줄인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를 통해 매몰비용도 절감하고 공기를 단축한다는 복안이었다. 주민들과의 우호적인 관계도 중요하다. 철도공단은 매곡변전소 철탑공사를 진행하면서 예상되는 민원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민들과 접촉을 늘리고, 불만사항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등 주민관계 개선에 앞장섰다. 이번 철도건설사업의 당위성에 대한 설명 등 대처도 적극적으로 진행했다. 철탑위치 변경 등 민원도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나 면담 등을 통해 해결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주민들과 관계를 우호적으로 개선하고 공사도 기간 내에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전기분야에서는 사상사고 ‘제로’ 현장을 달성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거둔 성과다. 전기공사는 모든 공정의 마지막 과정이다. 때문에 토목 등 다른 공정과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 제대로 된 연계가 이뤄지지 않으면 주요작업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할 확률로 크다. 철도공단은 이 같은 환경에서 현장 여건을 고려한 품질시공을 통해 1건의 운행선 변경 없이 공사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안전교육을 강조해 사상사고가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은 큰 의미가 있다.
▲신기술 통해 예산절감
이번 중앙선 복선전철화 사업에는 다양한 신기술들이 투입됐다. 다양한 신기술의 투입은 보다 안전한 철도건설이라는 결과물을 내놓을뿐더러 예산절감이라는 효과도 가져온다. 철도공단은 이번 사업에 다양한 신기술을 투자, 국민들에게 보다 안전하고 경제적인 교통복지를 실현했다고 밝혔다. 중앙선 3공구 북한강교 구간은 북한강을 횡단하는 노선이다. 이곳에서는 ‘From Traveller’라는 이동식 동바리가 투입됐다. 이동식 동바리를 사용하면 작업 중 안전성 확보가 보다 용이하고, 설치·이동·해체가 쉬워 공기단축과 공사비 절감에도 한층 유리하다. 중앙선 7동구 구둔천교 작업에는 단경간(L=20m) PPC(Prefabricated Prestressed Concrete) 교량 공법을 적용했다. 이 공법은 미리 제작된 프리캐스트 거더를 현장으로 운반·가설한 뒤 횡방향으로 긴장시켜 모든 상부거더를 일체화시키는 것이다. 하상공사에 유리할 뿐 아니라, 공사비 절감효과도 크다. 중앙선 10공구에는 터널굴착 발파공법 중 Supex cut(분착식 다단발파) 공법이 도입됐다. 이 공법은 100여개 이상의 터널현장의 설계에 반영된 기술이다. 또 다양한 국가에서 특허를 취득한 기술이기도 하다. Supex cut은 쉽게 말해서 터널을 여러 단계로 나눠, 시간차를 두고 발파하는 것이다. 철도공단은 이를 통해 정밀시공과 소음·진동 제어는 물론 경제적 효과도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궤도공사의 경우 터널구간의 현장타설(직결식) 콘크리트 궤도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복잡한 시공방법과 공사기간 장기화, 품질관리의 어려움, 파괴·침하발생시 유지보수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공장에서 주요자재를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프리캐스트 슬래브 궤도를 적용했다.
▲앞으로 계획은
철도공단은 중앙선 원주이남 구간인 원주~제천 구간과 도담~영천 구간의 복선전철화도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원주~제천 복선전철(44.1km)은 지난 2003년부터 사업을 시작해 2018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9771억원이 투입됐다. 도담~영천 복선전철(148.1km)은 지난 2010년부터 시작, 마찬가지로 2018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비는 3조6474억원이 들었다. 철도공단 관계자는 “중앙선 원주이남 구간의 복선전철화 사업 추진도 처음 세운 계획대로 개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
|
(인터뷰)한국철도시설공단 김재규 강원본부장
"위험 무릅쓰고 최선 다해준 직원·협력사에 감사 과잉설계 바로잡아 300억원이상 예산절감 보람"
▶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적기 개통을 이끌었는데 소감은. "한편으로는 홀가분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이 사업은 아주 오래 전에 시작돼 덕소~국수, 국수~용문 등 구간별로 단계적 개통을 거쳐 이번에 최종적으로 용문~서원주 구간을 개통했습니다. 따라서 들고 있던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듯한 홀가분한 기분을 느낍니다. 그동안 오랜시간을 참고 기다려주신 지역주민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한편으로는 책임감도 듭니다. 이번 개통이 미완의 개통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즉, 이 사업은 원주 이남인 충북, 경북지역의 중앙선과 원주 동쪽의 원주~강릉철도가 완성되어야 제대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 개통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텐데 직원들과 시공업체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기존 운행선에 인접한 공사가 많아 위험하기가 짝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열차운행이 중단된 심야에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다수라 시간적 제한도 많이 받았습니다. 특히 전기, 신호분야가 더 그렇습니다. 올해 초, 꽁꽁 얼어붙은 한겨울 밤에 야간 절체작업 현장에 나가봤는데 정말 추웠습니다. 우리 직원들도 그렇고, 시공사 직원들도 그렇고 다들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 개통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았을 텐데,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우리 공단은 '운영을 고려한, 과잉시설없는 철도건설' 을 경영방침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용문~서원주 구간의 역들을 조정했습니다. 승객 수와 역간 거리 등을 감안해 석불, 간현역을 폐지하고 구둔, 매곡, 판대역은 역무원을 배치하지 않는 소위 무배치 간이역으로 했습니다. 서원주역도 통과역으로 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각종 시설을 축소 폐지함으로써 300억원 이상의 국민혈세를 아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역주민들은 역이 없어지거나 규모가 줄어드니 섭섭했던지 반발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특히 구 석불역 인근주민들은 최근까지도 석불역을 존치시켜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 현재 강원본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주요사업에 대해 소개한다면. "올해 유독 사업의 시작과 종료가 많은 것 같습니다. 4월에 수도권전동차의 정비 및 청소 등을 담당할 용문차량기지를 개통해 코레일에 넘겨줬습니다. 6월말에는 영동선 통리~도계구간을 기존의 스위치백 대신 Loop형 터널(솔안터널)로 연결하는 철도이설사업을 성공적으로 개통했습니다. 이번 덕소~원주구간은 3번째 개통입니다. 새로 시작되는 사업으로는 원주~강릉철도사업이 있습니다. 총 3조 4911억 원의 예산을 들여 원주에서 횡성, 둔내, 평창, 진부를 거쳐 강릉까지 120.1km를 신설하는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에 개통되면 청량리에서 원주까지 37분 정도면 너끈히 도착할 것입니다. 강릉까지는 1시간 10분정도 걸립니다. 지난 6월에 평창~강릉간인 6~10공구를 발주해 현재 공사 중이고, 하반기에 원주~둔내(1~5공구)와 강릉시구간(11공구)을 발주 할 계획입니다. 내년도에 전 구간 공사가 활발히 진행되면 지역경제에 커다란 도움이 될 것으로 봅니다. 진행 중인 사업으로는 중앙선 원주~제천복선전철화사업, 태백선 제천~쌍용복선 전철사업, 영주댐 수몰에 따른 중앙선철도 이설사업이 있습니다. 작년에 착공한 원주~제천사업은 56.3km의 단선철도를 직선화를 통해 44.1km 복선전철화하는 사업으로 1조1400여억 원을 들여 2018년 개통예정입니다. 제천~쌍용사업은 3800여억원을 들여 내년에 개통합니다. 영주댐 수몰 중앙선 철도이설사업은 수자원공사가 영주댐을 건설하면서 수몰되는 문수~마사간 철도를 이설하는 것으로 2576억 원의 수탁비와 352억 원의 국고를 투입해 내년 초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본부운영 방향은. "지역본부는 본사의 경영방침을 현장에서 구현하는 조직입니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본사 경영진의 경영방침에 충실해야한다는 것이 저의 본부운영 제1의 철학입니다. 이에 따라 보다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이용객 눈높이에 맞춘 철도를 건설하고, 과잉시설을 없애 국민혈세 남용을 줄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 현장중심의 업무, 관행과 고정관념을 타파하려는 노력을 직원들에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살짝 양념으로 가미되는 내 개인의 운영철학이 있다면 '골고루 살피자' 는 것입니다. 특히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하는 직원들에 대해서는 내 나름대로 최고의 관심을 기울여주고자 애를 씁니다. 본부장으로서 해줄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지만 '수고했다' 는 말 한 마디나마 진심을 가득 담아 건네줍니다. 또 하나 '가급적 농담과 유머를 많이 쓰자' 는 것을 생활철학으로 삼고 있습니다. 관심을 가득 담은 가벼운 농담은 직원과 본부장 사이를 부드럽게 풀어주는 윤활유 역할을 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실수해서 겁먹고 있는 직원에게 슬쩍 농담조로 가볍게 지적하고 지나가면 의외라는 표정, 더 미안해하고 더 잘하려는 게 눈에 보입니다." |
|